상속재산분할 심판_조정에 의한 상속재산분할의 효력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재산에 대한 뒷처리의 문제가 남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재산은 +재산(적극재산) 뿐만 아니라 -재산(소극재산, 빚)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법률상 사람이 죽는 순간, (관념적인) 상속이 자동으로 개시되어 죽은 사람(어려운 말로 '피상속인'이라고 합니다)이 가지던 재산은 그 상속인들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게 됩니다(민법 제1005조 참조).
상속인이 단 1명뿐인 경우라면 법률관계가 간명하겠지만, 보통은 최소 2명 이상의 공동상속인이 존재하므로 정리가 필요합니다. 우리 민법은 피상속인의 사망에 의하여 관념적으로 개시된 상속으로 인하여 공동상속인들이 해당 상속재산을 일단(잠정적)으로 '공유'한다고 정하고 있으며(민법 제1006조), 그러한 잠정적 용유상태를 각 공동상속인들에게 법정상속분 또는 구체적상속분 등에 따라 확실히 배분하여 귀속되게 하는 절차를 <상속재산분할>이라고 합니다.
상속재산분할에 관한 민법상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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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재산분할이란, 공동상속의 경우, 상속인의 공유가 된 유산을 분할하여 각 상속인의 재산으로 하는 것을 말하며, 그 전제로 1) 상속재산에 대하여 공동소유관계에 있어야 하며, 2) 공동상속인이 확정되어야 하며, 3) 분할의 금지가 없어야 합니다. 이러한 상속재산분할의 유형은 ㉠지정분할(민법 제1012조), ㉡협의분할(민법 제1013조 제1항), ㉢조정·심판에 의한 분할(민법 제1013조 제2항)으로 나뉩니다. 상속재산분할은 공동상속인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나, 공송상속인간의 합의로 또는 피상속인의 유언으로, 각 상속개시의 날로부터 5년간 분할을 금지시킬수도 있습니다.
상속재산분할의 방법 중 가장 깔끔하고 간편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상속인들끼리 '협의'하는 것입니다. 이를 상속재산분할협의라고 칭하는데요, 공동상속인들 전부가 참여하여 자유로운 형태로 분할의 방법을 정할 수 있으며 재판 등 절차가 필요없어 시간이 단축되고 비용도 절감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이처럼 깔끔한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이루어지는 사례는 50~60% 정도이고, 어떤 이유로든 협의가 되지 않아(또는 협의를 할 수 없어) 결국 변호사를 선임하여 법원재판(심판청구)까지 가는 사례도 30~40%는 되는 것 같습니다.
상속재산 협의분할
공동상속인은 언제든지 협의에 의하여 상속재산을 분할할 수 있습니다(유언에 의한 분할지정이 없거나 그러한 분할지정이 무효인 경우에). 여기서의 분할협의는 공동상속인들간의 '계약'이므로 그 내용이나 방법에 제약이 없으며, 현물분할, 대금분할, 환가분할, 경매분할 등 어느것이든 상관이 없다고 봅니다. 협의에는 공동상속인 전원이 참여해야 하지만, 반드시 한 자리에 모여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고, 순차적으로 진행되어도 무방하고, 특히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분할 우너안을 다른 상속인들이 후에 확인하고 돌아가면서 승인하는 것 또한 허용됩니다(대법원 2008다96963 판결 등).
실무상, 한번 진행한 상속재산분할협의를 놓고 사후적으로 그 하자를 다투며 무효/취소/해제를 주장하는 소송이 매우 많은데요. 원칙상 한번 합의한 경우 사후에 그것을 번복하기는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처음에 협의서에 서명을 할 때 반드시 꼼꼼히 따져보고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는 것이 좋스니다.1) 상속재산분할협의의 무효 분할협의에 참여한 상속인이 무자격자이거나, 상속인의 일부를 제외하고 분할협의한 경우에, 그 분할협의는 원칙적으로 무효입니다. 상속재산분할협의에는 공동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므로 공동상속인 중 일부의 동의가 없거나 동의가 있기는 하였으나 그 의사표시에 대리권 흠결 등 하자가 존재한다면 해당 상속분할협의 전체가 무효로 될 수 있습니다(2001다28299 판결 등).
다만, 상속재산분할협의에 이미 상속을 포기한 자가 참여하였다 하더라도 그 분할협의의 내용이 이미 포기한 상속지분을 다른 상속인에게 귀속시킨다는 것에 불과하여 나머지 상속인들 사이의 상속재산분할에 관한 실질적인 협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라면 그 상속재산분할협의는 효력이 있다고 봅니다(2007다30447 판결)
상속재산분할협의 취소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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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재산분할협의에 사기, 강박, 착오 등 의사표시의 하자에 따른 취소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9조, 제110조에 의거하여 취소권을 행사해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상속재산분할협의도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들어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상속재산의 분할협의를 하면서 유일한 상속재산인 부동산에 관한 상속분을 포기하고 대신 현금을 지급받기로 한 경우에도 사해행위에 해당하여, 해당 부분의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취소할 수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2007다73765 판결).
상속재산분할협의도 '계약'이기 때문에 계약법의 기본 법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동상속인들은 이미 협의로 마친 상속재산분할협의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원의 합의로써 해제한 다음 다시 새로운 분할협의를 할 수도 있습니다. 상속재산 분할협의가 합의해제되면 그 협의에 따른 이행으로 변동이 생겼던 물권은 당연히 그 분할협의가 없었던 원상태로 복귀하지만,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규정상 이러한 합의해제를 가지고서는, 그 해제 전의 분할협의로부터 생긴 법률효과를 기초로 하여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고 등기·인도 등으로 완전한 권리를 취득한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합니다(대법원 2002다73203).
조정 또는 심판에 의한 상속재산분할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분할협의가 성립되지 않는 때, 각 공동상속인들은 가정법원에 분할심판을 청구할 수 있지만, 이때 당사자는 먼저 조정을 신청하여야 하며, 만약 조정을 신청하지 않고 심팡청구를 한 때에는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조정에 회부한다.
상속재산분할심판은 가정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하며, 가정법원의 심리에는 직권주의가 적용된다. 구체적인 분할방법 또한 법원의 광범위한 재량에 따라 결정된다.
피상속인이 유언으로 상속재산의 분할방법을 정하는 등의 경우 외에는 공동상속인은 언제든지 그 협의에 의하여 상속재산을 분할할 수 있다(민법 제1013조 제1항).
상속재산의 분할방법에 관하여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한 때에는 상속인은 법원에 그 분할을 청구할 수 있고,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분할로 인하여 현저히 그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에는 법원은 물건의 경매를 명할 수 있다(민법 제1013조 제2항, 제269조).
한편 구 가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에서 “민법 제1013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상속재산의 분할에 관한 처분”을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규정하고 그에 대한 심리와 재판은 가정법원의 전속관할로 하였다.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경매를 명한 상속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되면 심판의 당사자는 이 심판에 기하여 상속재산에 대하여 경매를 신청하고 경매에 따른 매각대금을 수령할 권리가 있으나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정한 구체적 상속분에 따라 물권변동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다10108 판결).
상속재산분할의 법적효력
상속재산분할의 효과에 관하여는, 상속개시된때에 소급한다는 법 조문이 있습니다(민법 제1015조 본문). 다만 거래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소급효로서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는 못한다'는 단서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민법 제1015조 단서에 의한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제3자가 상속재산에 속하는 개개의 재산에 대한 상속인의 지분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 효력발생요건(민법 제186조, 제188조)과 대항요건(민법 제450조)를 모두 갖추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제1015조(분할의 소급효)상속재산의 분할은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 그러나 제삼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
㉠ 공동상속인 중 1인이 제3자에게 상속 부동산을 매도한 뒤 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기 전에 그 매도인과 다른 공동상속인들 간에 그 부동산을 매도인 외의 다른 상속인 1인의 소유로 하는 내용의 상속재산 협의분할이 이루어져 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경우에, 그 상속재산 협의분할은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효력이 발생하고 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한 제3자는 민법 제1015조 단서 소정의 소급효가 제한되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95다54433 판결).㉡ 상속재산협의분할에 의하여 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경우 협의분할 이전에 피상속인의 장남인 을로부터 토지를 매수하였을 뿐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한 자나 그 상속인들은 민법 제1015조 단서에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을의 상속지분에 대한 협의분할을 무효로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92다31514 판결).
대법원 2020. 8. 13. 선고 2019다24931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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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되었지만 그에 따른 등기가 이루어지기 전에 상속재산분할의 효력과 양립하지 않는 법률상의 이해관계를 가진 자에 대하여 상속재산분할심판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
망 소외 1의 자녀들인 원고와 소외 2, 소외 3, 소외 4, 소외 5는 대구가정법원 김천지원 2017느합10018 상속재산분할 사건에서, 2017. 2. 7. 원래 망 소외 1이 소유하던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을 원고의 단독 소유로 하는 등의 내용으로 상속재산분할심판(이하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심판’)을 받았다.나.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은 피고 2의 대위 신청에 따라 2018. 3. 15. 대구지방법원 구미등기소 접수 제15529, 15530호로 2001. 9. 9. 상속을 원인으로 하여 원고, 소외 2, 소외 3, 소외 4, 소외 5 명의로 그중 각 5분의 1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별지 목록 제1, 2항 기재 각 부동산) 또는 소유권보존등기(별지 목록 제3항 기재 부동산)가 마쳐졌다.다. 피고 2는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 중 소외 2 지분에 관하여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18카단93호로 가처분결정을 받아 2018. 3. 15. 가처분등기를 마쳤다.라. 피고 포천시는 별지 목록 제1, 2항 기재 각 부동산 중 소외 3 지분을 압류하여 2018. 4. 6. 그에 관한 압류등기를 마쳤다.마. 이 사건 소 제기 이후 피고 포천시는 별지 목록 제3항 기재 부동산 중 소외 3 지분을 압류하여 2018. 10. 22. 그에 관한 압류등기를 마쳤고, 피고 2는 2018. 11. 9.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 중 소외 2 지분에 관하여 2017. 4. 10.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민법 제1015조 단서가 원칙적으로 ‘상속 개시 후 상속재산분할 시까지 사이에’ 상속재산에 관하여 권리를 취득한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임은 명백하다. 그런데 상속재산분할심판의 형성적 효력과 민법 제187조로 인하여, ‘상속재산분할심판 후 그 내용에 따른 등기가 이루어지기 전에’ 상속재산에 관하여 상속 개시로 인한 권리관계의 외관을 신뢰하고 권리를 취득한 사람은 위 규정의 ‘제3자’에 포함될 수 없고 제외되어야 하는 것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다음 ①~④항과 같은 민법 제1015조 단서와 민법 제187조의 의의, 입법 목적 등을 종합하여 살펴보면,29) 그와 같은 경우도 민법 제1015조 단서의 ‘제3자’로서 보호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나아가 민법 제1015조 단서는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로 인하여 해칠 가능성이 있는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그러므로 그로 인하여 보호되는 ‘제3자’의 요건을 정하는 데에도 거래 안전 보호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때의 ‘제3자’는 상속재산에 관하여 권리변동의 효력발생요건과 대항요건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이와 같이 보호되는 제3자의 예로는 상속인으로부터 개개의 상속재산의 지분을 양수하거나 담보로 제공받은 제3자, 지분에 대하여 압류를 한 채권자 등을 들 수 있다).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피고들은 상속재산분할심판 후이기는 하나 그 내용에 따른 등기가 이루어지기 전에 상속재산인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의 각 지분에 관하여 소외 2 또는 소외 3의 공동상속을 신뢰하고 권리를 취득한 사람들로서 민법 제1015조 단서에서 정한 ‘제3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상속재산의 분할은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 그러나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민법 제1015조). 이는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를 인정하여 공동상속인이 분할내용대로 상속재산을 피상속인이 사망한 때에 바로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한 것으로 보면서도, 상속재산분할 전에 이와 양립하지 않는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진 제3자에게는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를 주장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다. 이때 민법 제1015조 단서에서 말하는 제3자는 일반적으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된 상속재산에 관하여 상속재산분할 전에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등기, 인도 등으로 권리를 취득한 사람을 말한다.
상속재산인 부동산의 분할 귀속을 내용으로 하는 상속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되면 민법 제187조에 의하여 상속재산분할심판에 따른 등기 없이도 해당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의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민법 제1015조 단서의 내용과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상속재산분할심판에 따른 등기가 이루어지기 전에 상속재산분할의 효력과 양립하지 않는 법률상 이해관계를 갖고 등기를 마쳤으나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있었음을 알지 못한 제3자에 대하여는 상속재산분할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제3자가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있었음을 알았다는 점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은 상속재산분할심판의 효력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