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상 사람의 능력_출생과 사망으로 인한 권리/의사/행위 능력의 발생과 소멸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제3조). 권리능력은 출생으로써 시작된다. 여기서 출생은 태아가 모체로부터 전부 노출되는 것을 의미한다(통설). 출생신고는 보고적 신고이므로 출생신고에 의하여 비로소 권리능력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뒤에서 보듯이 태아도 예외적으로 권리능력을 갖는다. 호흡과 혈액순환이 영구적으로 정지된 때 사망으로 인정된다(통설, 심장정지설). 뇌사자 라 하더라도 심장박동이 있는 한 사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사망신고 역시 보고적 신고일 뿐이다.

사망의 증명 곤란을 구제하기 위한 각종 제도

실종선고
실종선고를 받은 자는 실종기간이 만료한 때 사망한 것으로 본다(제28조).

동시사망의 추정
2인 이상이 동일한 위난으로 사망한 경우에는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제30조). 그 취지는, 사망의 선후는 상속관계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바 사망의 선후에 대한 증 명의 어려움으로 인한 불합리를 제거함에 있다.

2인 이상이 ‘상이한 위난’으로 사망하였는데 그 선후관계가 불분명한 경우에도 이 조항을 유추적용할 수 있는지 다툼이 있는데 긍정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동시사망한 자 상호 간에는 상속이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대습상속은 일어난다. 동일한 위난으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는 반증을 제출하거나 다른 시각에 사망하였다는 본 증을 제출함으로써 추정이 번복된다(判). 추정이 번복되면, 상속회복청구의 문제가 발생한다.

인정사망
수해, 화재나 그 밖의 재난으로 인하여 사망한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조사한 관공 서는 지체 없이 사망지의 시·읍·면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다만, 외국에서 사망한 때에는 사망자의 등록기준지의 시·읍·면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이상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87조). 이 보고에 의하여 가족관계등록부에 사망의 기재가 되면(같은 법 제16조),그 자는 사망한 것으로 다루어진다.

만일 이 제도가 없다면, 시체의 확인이 없어 사망신고를 하지 못하므로 결국 실종선고 절 차를 밟아야 하는데, 재난으로 인하여 고도의 사망 확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절차를 밟게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그래서 이 제도를 둔 것이다.
다만 사망 간주의 효과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강한 추정적 효과만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살아 있는 것으로 판명되면 다른 절차 없이도 그 효력이 번복된다.

부재선고
부재선고등에관한특별조치법에 의하면, 잔류자(가족관계등록부에 ‘군사분계선 이북지역 거주’로 표 시된 자)임이 분명한 때에는 법원은 가족이나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부재선고를 하여야 하고(같은 법 제3조), 부재선고를 받은 자는 가족관계등록부에서 말소된다. 이 경우에는 민 법 제980조 및 제997조(상속)의 적용 및 혼인에 관하여는 실종선고를 받은 것으로 본다(같은 법 제4조).

태아의 권리능력

우리민법은 개별적 보호주의의 원칙에 따라 태아의 권리능력이 인정된다.

1)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태아는 손해배상의 청구권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제762조). 태아 자신의 위 자료청구권 또한 인정될 수 있다.受胎 전 가해행위의 경우(예컨대 병원측의 과실로 모가 에이즈에 감염된 피를 수혈 받은 결과 나중에 임신 된 태아도 에이즈 보균자로 출생한 경우)에도 태아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는지에 관하여는 논란이 있는데, 인과관계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함.

2) 상속능력 등
태아는 상속순위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제1000조 제3항). 이 조항은 ‘유증’에 준용되며(제1064조), ‘대습상속’의 경우에도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해석상 준용된다.

3) 피인지자
부는 포태 중에 있는 자에 대하여도 이를 인지할 수 있다(제858조).

태아에 대한 사인증여 가능 여부

민법 제562조는 사인증여에 유증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제1064조는 태아도 유증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인증여의 경우에도 태아의 권리능력 이 인정되는가? 다시 말하면 태아도 사인증여(계약)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지 문제 된다.

<긍정설>
제562조, 제1064조를 근거로 하며, 태아의 권리능력에 관한 해제조건설에 의하면 태아의 부모가 법정대리인으로서 태아를 대리하여 수증행위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부정설>
① 유증은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이기 때문에 태아가 유증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별 문제가 없으나, 사인증여는 계약이기 때문에 태아도 승낙의 의사표시를 하여야 하는데 태아의 권리능력에 관한 정지조건설에 따르면 태아의 법정대리인이 없어 태아를 대신하여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사람이 없는 문제가 있다. ② 사인증여의 경우에 태아의 권리능력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태아에게 유산을 남겨주고 싶은 사람은 유증을 통해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판례>
사인증여에 관한 판례는 아직 없고, 다만 생전증여에 관하여 “증여는 증여자와 수증자 간의 계약으로서 수증자의 승낙을 요건으로 하는 것이므로 태아에 대한 증여에 있어서도 태 아의 수증행위가 필요한 것인바, 개별적으로 태아의 권리능력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 권리능력은 태아인 동안에는 없고 살아서 출생하면 문제 된 사건의 시기까지 소급하여 그 때에 출생한 것과 같이 법률상 간주되는 것이므로, 태아인 동안에는 법정대리인이 있을 수 없고, 따라서 법정대리인에 의한 수증행위도 불가능한 것이어서 증여와 같은 쌍방행위가 아닌, 손해배상청구권의 취득이나 상속 또는 유증의 경우를 유추하여 태아 의 수증능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한 판례가 있다.

민법이 태아의 권리능력을 인정하고 있는 경우를 보면 모두 그 성립에 태아의 적극적인 의사표시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임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태아의 권리능력에 관한 정지조건설(살아서 출생해야 비로소 소급적으로 권리능력이 인정된다)을 전제로 하여, 태아인 동안에는 태아를 대리하여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법정대리인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 인다. 따라서 태아의 권리능력의 의미에 관하여 정지조건설에 의하는 한, 계약으로서 태아의 적극적인 수증행위가 필요한 사인증여의 경우에는 태아의 권리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준용’이란 말의 의미는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적용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해석 하는 것이 민법 규정에 반하는 것도 아니다.

태아의 인지청구권

제858조는 부는 태아에 대하여도 이를 인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 반대로 태아가 부를 상대로 제863조에 정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지 문제 된다. 생각건대 민법이 개별적 보호주의를 취하고 있다는 점, 태아의 권리능력에 관한 정지조건설에 따르면 태아를 대리하여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법정대리인이 없다는 점 등에 비추어 이를 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태아의 권리능력의 취득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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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조건설(인격소급설)
태아로 있는 동안은 권리능력을 취득하지 못하나 살아서 출생하면 소급해서 권리능력이 인정된다. 태아의 보호보다는 거래의 안전을 중시하는 입장이다. 이에 따르면 태아인 동안에는 그 법정대리인이 있을 수 없다.

해제조건설(제한적인격설)
태아인 동안에도 권리능력이 인정되고 다만 타아가 死産하면 소급해서 권리능력이 소멸 된다. 거래의 안전보다는 태아의 보호를 중시하는 입장이다. 이에 따르면 태아인 동안에도 그 법정대리인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이 견해를 주장하는 학자들의 대부분은 태아의 법정대 리인의 권한은 현재의 권리관계를 보전하는 범위에 한정된다고 한다.

판례는 “특정한 권리에 있어서 태아가 이미 태어난 것으로 본다는 것은 설사 태아가 권리를 취득한다 하더라도 현행법상 이를 대행할 기관이 없으니 태아로 있는 동안은 권리능력을 취 득할 수 없으니 살아서 출생한 때에 출생시기가 문제의 사건의 시기까지 소급하여 그 때에 태아가 출생한 것과 같이 법률상 보아 준다고 해석하여야 상당하다.”라고 판시하 여 정지조건설의 입장에 따르고 있다.

이러한 판례에 의하면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태아가 사망한 경우에 그 부모에게 위자 료청구권이 인정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태아 자신에게는 어떠한 손해배상청구권도 인정 되지 않게 된다. 이러한 해석이 국가의 생명권 보호의무에 위배되지 않는지 문제될 수 있 으나, 헌법재판소 2008. 7. 31. 선고 2004헌바81 결정81)은 권리능력의 존재 여부를 출생 시를 기준으로 확정하고 태아에 대해서는 살아서 출생할 것을 조건으로 손해배상청구 권을 인정하는 입법적 태도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명백히 일탈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 다고 판시하였다.

의학의 발달로 태아가 사산할 확률은 현저히 감소하였으며 민법이 태아의 권리능력을 예 외적으로 인정한 것은 태아를 보호하고자 한 것이기 때문에 해제조건설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사산, 쌍생아 등과 같이 비정상적인 경우가 여전히 있고, 해제조건설에서는 태아의 법정대리인의 권한을 권리보전행위에 한정해서 거래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하나 그렇 게 해석할 실정법상 근거가 없으며, 결정적으로 민법이 태아의 권리능력을 인정하고 있는 경우를 보면 모두 그 성립에 태아의 적극적인 의사표시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임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태아의 권리능력에 관한 정지조건설을 전제로 하여, 태아인 동안에는 태아 를 대리하여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법정대리인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고려 한 것이다. 따라서 현행법의 해석으로는 정지조건설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약관 또는 보험자와 보험계약자의 개별 약정으로 태아를 상해보험의 피보험자로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상해보험은 피보험자가 보 험기간 중에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하여 신체에 손상을 입는 것을 보험사 고로 하는 인보험이므로, 피보험자는 신체를 가진 사람(人)임을 전제로 한다(상법 제737 조).

그러나 상법상 상해보험계약 체결에서 태아의 피보험자 적격이 명시적으로 금지되 어 있지 않다. 인보험인 상해보험에서 피보험자는 ‘보험사고의 객체’에 해당하여 그 신 체가 보험의 목적이 되는 자로서 보호받아야 할 대상을 의미한다. 헌법상 생명권의 주 체가 되는 태아의 형성 중인 신체도 그 자체로 보호해야 할 법익이 존재하고 보호의 필 요성도 본질적으로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보험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처 럼 약관이나 개별 약정으로 출생 전 상태인 태아의 신체에 대한 상해를 보험의 담보범 위에 포함하는 것이 보험제도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고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불리하지 않으므로 상법 제663조에 반하지 아니하고 민법 제103조의 공서양속에도 반 하지 않는다. 따라서 계약자유의 원칙상 태아를 피보험자로 하는 상해보험계약은 유효 하고, 그 보험계약이 정한 바에 따라 보험기간이 개시된 이상 출생 전이라도 태아가 보 험계약에서 정한 우연한 사고로 상해를 입었다면 이는 보험기간 중에 발생한 보험사고 에 해당한다.

동물의 권리능력
우리 법체계상 동물은 권리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판례도 피고가 원고로부터 위탁받은 애완견 2마리를 유기견으로 오인하여 안락사시킨 사건에서, “동물의 생명보호, 안 전 보장 및 복지 증진을 꾀하고 동물의 생명 존중 등 국민의 정서를 함양하는 데에 이 바지함을 목적으로 한 동물보호법의 입법 취지나 그 규정 내용 등을 고려하더라도, 민 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동물에 대하여 권리능력을 인정하는 규정이 없고 이를 인정하 는 관습법도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동물 자체가 위자료 청구권의 귀속주체가 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는 그 동물이 애완견 등 이른바 반려동물이라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다.

인간의 의사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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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능력이란 자기 행위의 의미나 결과를 정상적인 인식력과 예기력을 바탕으로 합 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이나 지능을 말한다. 의사능력이 없는 자의 법률 행위는 절대적으로 무효이다. 우리 민법은 이러한 의사능력 제도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이는 사적자치의 원칙(특히 자기책임의 원칙)이라는 민법의 기본이념 의 당연한 전제가 되는 것이다.

의사능력 유무의 판단기준
의사능력 유무는 구체적인 법률행위와 관련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므로,특히 어떤 법률행위가 그 일상적인 의미만을 이해해서는 알기 어려운 특별한 법률적 의미나 효과가 부여되어 있는 경우 의사능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행위의 일상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법률적인 의미나 효과에 대하여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1다10113 판결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일 무렵 그 지능지수는 70 정도이고, 사회연령은 6세 정도에 불과하며, 읽기, 쓰기, 계산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바, 이러한 원고의 지능지수와 사회적 성숙도에다가, 장애인복지법상 지능지수 70 이하의 사람을 정신지체인(정신장애자)으로서 보호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 원고가 대출받은 금원이 5,000만 원으로 서 결코 소액이라고 할 수 없는 점, 계약관계자들은 모두 면 지역의 동네 사람들로서 원고의 정신상태 를 알 만한 처지라는 점을 보태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계약 당시 5,000만 원이라는 금액을 대출받고 이에 대하여 자기 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함으로써 만약 대출금을 변제하지 못할 때에는 근저당 권의 실행으로 인하여 그 소유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일련의 법률적인 의미와 효과를 이해할 수 있는 의사능력을 갖추고 있었다고는 볼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은 의사능력을 흠결한 상태에서 체결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비록 원고가 이 사건 계약 당시 직접 피고 조합을 방문하여 일부 서류에 서명날인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가지고 원고가 그 행위의 법률적 의미와 효과까지 이해하였다 고 볼 수도 없다(다만, 이 사건에서 원고가 직접 변호사에게 소송대리를 위임하여 원고의 명의로 소를 제기하였는바, 의사무능력자가 한 소송행위의 효력은 그의 정신능력의 정도, 행하여진 당해 소송행위의 성질, 효과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적인 소송행위별로 결정되어야 할 것임에 비추어, 이 사 건 소제기는 원고 자신의 권리를 위하여 변호사에게 소송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한다는 점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소송행위로서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점을 덧붙여 둔다).”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6다29358 판결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피고 2는 피고 1이 위와 같은 신용보증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위 신용보증계약에 기한 피고 1의 원고에 대한 채무 일체를 연대 보증한 사실 등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2가 위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할 당시 의사무능력의 상 태에 있었다는 피고 2, 3의 각 주장에 대하여, 피고 2가 2000. 3. 6. 정신지체 3급의 장애인으로 등록되 었고, 원심법원의 촉탁에 의하여 실시된 위 피고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 위 피고의 지능지수가 58로서경도의 정신지체 수준에 해당하여 보증이나 대출의 의미를 대부분 이해하지 못한다는 등의 진단을 받 았다 하더라도, 위 피고는 위 연대보증계약 당시 만 38세로서 자필로 계약서에 서명하고, 직접 발급받 은 인감증명서를 제출하였으며, 위 연대보증행위는 비교적 저도의 판단능력을 요하는 행위이고, 위 정 신감정은 위 연대보증계약이 있은 후 약 5년 뒤에 이루어진 점 등 그 판시의 이유를 들어 위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 2, 3에 대한 원고의 각 청구를 모두 인용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 심의 조치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 2는 위 연대보증계약 당시 이미 정신지체장애 3급의 판정을 받은 장애인으로서, 2005. 10.경 실시된 위 피고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 위 피고의 지능지수는 58에 불과하고, 읽기는 가능하나 쓰기는 이름 및 주소 외에는 불가능하며, 기초적 인 지식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였고, 간단한 계산능력이나 단순한 주의력도 결여되어 있으며, 사회적 이해력 및 상황의 파악능력도 손상되어 있어, 보증이나 대출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진단 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연대보증계약 체결 당시의 위 피고의 지능지수 및 사회적 성숙 도도 위 정신감정 당시와 비슷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에다가, 장애인복지법상 지능지수 70 이하의 사 람을 정신지체인으로서 보호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 위 연대보증계약에 기초하여 부담하게 되는 채 무액이 2,000만 원이 넘어 결코 소액이라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위 피고가 위 연대보증계 약 당시 그 계약의 법률적 의미와 효과를 이해할 수 있는 의사능력을 갖추고 있었다고는 볼 수 없고, 따라서 이러한 계약은 의사능력을 흠결한 상태에서 체결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의사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 단순히 그 외관이나 피상 적인 언행만을 근거로 의사능력을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되고, 의학적 진단이나 감정 등 을 통해 확인되는 지적장애의 정도를 고려해서 법률행위의 구체적인 내용과 난이도, 그 에 따라 부과되는 책임의 중대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이 과연 법률 행위의 일상적 의미뿐만 아니라 법률적인 의미나 효과를 이해할 수 있는지, 법률행위가 이루어지게 된 동기나 경위 등에 비추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정이 존재하는지 등을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9다213344 판결

지능지수 70, 사회발달연령 7세 8개월 수준의 지적장애 3 급 장애인이 굴삭기를 구입하면서 구입자금 대출을 받았으나, 제3자가 대출금을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 서 피고를 이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사안

의사무능력자가 한 법률행위의 효과

가. 절대적 무효
의사능력 없는 자가 한 법률행위는 무효이다. 상대방이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 었는지 여부는 묻지 않고, 선의의 제3자에게도 이를 주장할 수 있다. 의사무능력자 측에서 그 무효를 주장하더라도 그것이 거래관계에 있는 당사자의 신뢰를 배신하고 정의의 관 념에 반할 것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4다51627 판결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부동산은 원고가 가족들로부터 증여받은 원고 소유의 부동산인 사실, 원고는 정신지체 장애등급 2급으 로 독자적인 경제활동이 곤란하였기 때문에, 그의 부모 및 이 사건 배당이의 소송의 특별대리인으로 선임된 여동생 소외 2 등과 오랜 기간 함께 거주하면서 가족들이 원고와 그 자녀의 생활비를 조달하 여 온 사실, 원고의 아버지인 소외 1은 정신지체자인 원고의 사실상 후견인의 입장에서 원고를 보조하여 원고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원심 판시와 같은 각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 고 원고의 명의로 돈을 대출받은 사실, 소외 1은 이 사건 부동산 이외에도 그가 원고 이름으로 등기해 주었던 경북 청도군 풍각면 송서동 (지번 생략) 대지 및 그 지상 건물에 관하여는 피고 앞으로 1980.12. 30., 1982. 8. 6., 1989. 6. 7. 각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고 대출받았다가 이를 해지하기도 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원고가 위 대출계약 및 연대보증계약 당시 직접 피고 조합사무실을 방문 하여 피고 조합 직원들 앞에서 관련 서류에 서명·날인하였으나 주소는 소외 1이 대필하여 주고 서명은 소외 1이 다른 종이에 원고의 이름을 쓴 후 원고가 이를 보고 따라 기재하는 방식으로 작성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 조합 직원들은 원고가 법률행위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의사능력을 갖추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위 대출금은 원고가 아닌 원고와 주거를 달리하던 원고의 동 생 소외 3을 위하여 사용되었으므로 위 대출로 인하여 원고가 구체적인 이익을 얻은 바는 없으며, 또한 이 사건 특별대리인은 원고의 여동생으로서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았음을 알 수 있지만 원고나 이 사건 특별대리인이 소외 1과 이해관계를 같 이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 의사무능력자인 원고의 특별 대리인이 선임되어 의사무능력자가 한 위 각 근저당권설정계약 및 대출계약 등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거래관계에 있는 당사자의 신뢰를 배신하고 정의의 관념에 반하는 경우로서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는 경우라고 볼 수는 없다.]”'

나. 부당이득의 반환
예를 들어 의사무능력자가 은행에 자기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고 돈을 대출받은 경우, 금전소비대차계약과 근저당권설정계약이 모두 무효이므로 의사무능력 자는 은행으로부터 근저당권등기를 말소 받음과 동시에 은행에 대출금에 관한 부당이득을 반환하여야 한다.
한편, 민법 제141조는 “취소한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본다. 그러나 제 한능력자는 그 행위로 인하여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 상환할 책임이 있다.”라 고 규정하고 있는데, 제한능력자의 책임을 제한한 위 조항의 단서는 부당이득에 있어 수 익자의 반환범위를 정한 민법 제748조의 특칙으로서 제한능력자의 보호를 위해 그 선의· 악의를 묻지 아니하고 반환범위를 현존 이익에 한정시키려는 데 그 취지가 있으므로, 의사능력의 흠결을 이유로 법률행위가 무효가 되는 경우에도 유추적용되어야 한다.

다만,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하여 타 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그 취득한 것이 금전상의 이득인 때에는 그 금전은 이를 취득 한 자가 소비하였는가의 여부를 불문하고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위 이익이 현존 하지 아니함은 이를 주장하는 자, 즉 의사무능력자 측에 증명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58367 판결
위 2008다58367 판결. 이 판결은 의사무능력자인 원고가 피고 조합에 자신의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 을 설정해 주고 5,000만 원을 대출받은 뒤 계약의 무효를 이유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청구하 자 피고 조합이 5,000만 원의 부당이득금반환채권에 기초하여 동시이행항변을 한 사안에서, 이 사건 대출금 5,000만 원은 소외 1이 이를 받아 아들 소외 2의 사업자금에 모두 사용한 뒤 소외 2를 차용인으로, 소외 1을 연대보증인으로 한 차용증을 원고에게 교부한 바 있으나 현재는 그 원리금을 제대로 변제하기 어려운 형편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회수가능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경솔하게 분수에 맞지 않는 대여행위를 한 것은 금전을 낭비한 것과 다를 바 없어 위 대출금 자체는 이미 모두 소 비하였다고 볼 것이지만, 소외 1 또는 소외 2에 대하여 대여금채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채권(위 대여행위 역시 원고의 의사무능력을 이유로 무효가 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등을 가지고 있는 이상 원고가 이 사건 대출로써 받은 이익은 그와 같은 채권의 형태로 현존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 조합은 이 사건 대 출거래약정 등의 무효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위 대출금 자체의 반환을 구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현존 이익인 위 채권의 양도를 구할 수는 있다 할 것이고,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 채권양도 의무와 피고 조합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 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 다고 판단하였다

행위능력에 대한 민법상 개편내용

법률 제10429호로 개정되어 2013. 7. 1.부터 시행되는 민법에 따라 기존의 금치산·한정치산 제도를 현재 정신적 제약이 있는 사람은 물론 미래에 정신적 능 력이 약해질 상황에 대비하여 후견제도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재산 행위뿐만 아니라 치료, 요양 등 복리에 관한 폭넓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성년후견제로 확대·개편하고, 금치산·한정 치산 선고의 청구권자에 후견감독인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추가하여 후견을 내실화하며, 성년후견 등을 요구하는 노인, 장애인 등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피성년후견인 등과 거래 하는 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하여 성년후견 등에 관하여 등기로 공시하도록 하는 한편, 청소 년의 조숙화에 따라 성년연령을 낮추는 세계적 추세와 공직선거법 등의 법령 및 사회·경제적 현실을 반영하여 성년에 이르는 연령을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낮추려는 것이다.

성년 연령의 하향(제4조)
청소년의 조숙화에 따라 성년연령을 낮추는 세계적 추세와 공직선거법 등의 법령 및 사회 · 경제적 현실을 반영하여 성년에 이르는 연령을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낮추었다.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제도의 도입(제9조, 제12조, 제14조의2)
획일적으로 행위능력을 제한하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기존의 금치산·한정치산 제도 대신 더욱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회복지시스템인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제도를 도입 하고, 기존 금치산·한정치산 선고의 청구권자에 ‘후견감독인’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추가 하여 후견을 내실화하고, 성년후견 등을 필요로 하는 노인, 장애인 등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 였다.

제한능력자 능력의 확대(제10조, 제13조)

수에 맞지 않는 대여행위를 한 것은 금전을 낭비한 것과 다를 바 없어 위 대출금 자체는 이미 모두 소 비하였다고 볼 것이지만, 소외 1 또는 소외 2에 대하여 대여금채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채권(위 대여행위 역시 원고의 의사무능력을 이유로 무효가 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등을 가지고 있는 이상 원고가 이 사건 대출로써 받은 이익은 그와 같은 채권의 형태로 현존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 조합은 이 사건 대 출거래약정 등의 무효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위 대출금 자체의 반환을 구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현존 이익인 위 채권의 양도를 구할 수는 있다 할 것이고,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 채권양도 의무와 피고 조합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 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 다고 판단하였다.
성년후견을 받는 사람의 법률행위 중 일용품의 구입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이거나 후 견개시의 심판에서 달리 정한 것은 취소할 수 없도록 하고, 한정후견을 받는 사람의 법률행 위는 가정법원에서 한정후견인의 동의 사항으로 결정한 것이 아닌 이상 확정적으로 유효한 법률행위로 인정되며, 특정후견을 받는 사람의 법률행위는 어떠한 법적 제약이 따르지 않도록 하였다.
그 동안 ‘무능력자’라고 하면 미성년자, 금치산자, 한정치산자로 구분하여 이들을 보호한 다는 명목아래 일률적으로 이들의 법률행위능력을 제한함으로써 보호의 기능보다는 규제하 는 쪽에서 작용하다보니, 이 제도는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하였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 아왔는데, 이번 개정으로 현재의 금치산자, 한정치산자를 피성년후견인, 피한정후견인으로 바꾸고 이에 더하여 새로이 피특정후견인제도를 두어 이들 셋을 ‘제한능력자’라고 통칭함으 로써 용어의 부적절함을 해소하고, 그 보호의 내용도 제한능력자들의 잔존능력을 최대한 존 중하는 것을 바탕으로 후견인의 도움을 더하는 내용으로 규정하였다.

후견을 받는 사람의 복리, 치료행위, 주거의 자유 등에 관한 신상보호 규정의 도입(제947조, 제947조의2)
피후견인의 복리에 대한 후견인의 폭넓은 조력이 가능하도록 하되, 피후견인의 신상에 관한 결정권은 본인에게 있다는 원칙과 후견인의 임무 수행에 있어서 피후견인의 의사 존중 의무를 명시하는 등 피후견인의 복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복수(複數)·법인(法人) 후견 도입 및 동의권·대리권의 범위에 대한 개별적 결정
(제930조, 제938조, 제959조의4, 제959조의11)

후견인의 법정순위를 폐지하고, 가정법원이 피후견인의 의사 등을 고려하여 후견인 과 그 대리권 · 동의권의 범위 등을 개별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며, 복수(複數)·법인(法人) 후견인도 선임할 수 있도록 하였다.

후견감독인제도의 도입(제940조의2부터 제940조의7까지, 제959조의5 및 제959조의10)
친족회를 폐지하고 그 대신 가정법원이 사안에 따라 후견감독인을 개별적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후견인의 임무 해태, 권한 남용에 대한 실질적인 견제가 가능하도록 하 였다.

후견계약 제도의 도입(제959조의14부터 제959조의20까지)
후견을 받으려는 사람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 있거나 부족하게 될 상황에 대비하여 재산관리 및 신상보호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자신이 원하는 후견인에게 위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후견계약은 공정증서에 의하여 체결 하도록 하고, 그 효력발생 시기를 가정법원의 임의후견감독인 선임 시로 하는 등 피후견인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다.

제3자 보호를 위하여 성년후견을 등기를 통하여 공시(제959조의15, 제959조의19, 제959조의20)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고 피성년후견인과 거래하는 상대방인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하 여 후견계약 등을 등기하여 공시하도록 하였다.

070.8098.6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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