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정범_공동가공의사와 공동실행의사 인정여부 사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동정범은 공동의 범행계획에 의한 분업적 행위실행에 의하여 전체계획을 지배하였다는 기능적 행위지배에 정범성의 본질이 있다. 따라서 공동자는 전체계획의 일부만을 실행하였을지라도 그 결과 전부에 대하여 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진다(일부실행·전부책임의 원칙)
공동정범이란
- 2인 이상의 자가 공동의 범행계획에 따라 각자 실행의 단계에서 본질적인 기능을 분담하여 이행함으로써 성립하는 정범형태를 말한다. 형법 제30조는 공동정범에 관하여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동정범은 공동의 범행계획에 의한 분업적 행위실행에 의하여 전체계획을 지배하였다는 기능적 행위지배에 정범성의 본질이 있다. 따라서 공동자는 전체계획의 일부만을 실행하였을지라도 그 결과 전부에 대하여 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진다(일부실행·전부책임의 원칙).
- 공동정범은 정범성의 표지가 기능적 행위지배라는 점에서 실행지배를 하는 단독정범 및 의사지배를 하는 간접정범과 구별되고, 정번의 공동이라는 점에서 행위지배 없이 타인의 범죄에 가담하는 교사범·종범과 구별된다. 또한, 공동정범은 공동자 상호간에 공동실행의 의사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것이 결여된 동시범과 구별되며, 공동자 전원의 현장성은 요건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장성을 요하는 합동범과 구별된다. 또한 공동정범은 임의적 공범이라는 점에서 필요적 공범과 구별된다.
2001도4792 판결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고, 공동가공의 의사는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2010도11631 판결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6조 제2항에서 ‘청소년게임제공업 등을 영위하고자 하는 자’란 청소년게임제공업 등을 영위함으로 인한 권리의무의 귀속주체가 되는 자(이하 ‘영업자’라고 한다)를 의미하므로, 영업활동에 지배적으로 관여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영업자의 직원으로 일하거나 영업을 위하여 보조한 경우, 또는 영업자에게 영업장소 등을 임대하고 사용대가를 받은 경우 등에는 같은 법 제45조 위반에 대한 본질적인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하기 어려워, 이들을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
공동정범의 본질
공동정범에서, "2인 이상이 공동하여"라고 할 경우, 이 공동은 무엇을 공동으로 한다는 의미인가?
- 범죄공동설: 수인이 공동하여 특정한 범죄를 하는 것이 공동정범이라고 이해하는 견해이다. 공동으로 행하는 대상을 1개의 특정한 범죄로 이해한다. '특정한 범죄를 실현한다는 의사'는 바로 고의의미로, 1개의 특정된 고의범을 공동으로 실행하는 것이 공동정범이라고 이해한다(고의공동설).
- 행위공동설: 수인이 행위를 공동으로 하여 각자의 자기의 범죄를 실행하는 것이 공동정범이라고 이해하는 견해이다. 공동으로 행하는 대상을 특정한 범죄가 아니라 행위 그 자체라고 이해한다.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주관적 요건으로서 2인 이상의 자가 공동으로 수립한 범죄계획에 따라 공동으로 범죄를 실행하려는 공동실행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공동가공의 의사, 공모). 공동실행의 의사가 없으면 단독정범의 병존에 불과한 동시범이 성립한다.
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도1832 판결, 2001. 11. 9. 선고 2001도4792 판결
이와 같은 공동가공의 의사는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의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요구된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자신의 강간 상대방으로 정해졌다는 공소외 3을 강간하거나, 원심공동피고인 2 및 원심공동피고인 1의 범행에 공동가공하여 피해자들을 폭행하거나 협박하는 등으로 실행행위를 한 바가 전혀 없다는 것이고, 나아가 원심공동피고인 1의 경찰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원심공동피고인 2의 제의에 따라 원심공동피고인 1은 공소외 2를, 원심공동피고인 2는 공소외 1을 각 강간하기로 하였으나, 피고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며(수사기록 61쪽), 원심공동피고인 2의 검찰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처음부터 처벌이 두려워 강간할 마음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고(수사기록 142쪽), 공소외 3의 검찰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원심공동피고인 2와 원심공동피고인 1이 피해자들을 강간하기 위하여 숲 속으로 끌고갈 때 피고인은 야산 입구에 앉은 채 "우리 그대로 가만히 앉아 있자"고 하면서 자신의 몸에 손도 대지 않았고, 이에 피고인 옆에 앉아 서로 각자 가지고 있던 담배를 피우면서 피고인의 물음에 대하여 "고향은 거제이고, 현재 마산 구암동 이모집에서 살고 있고, 마산 창동의 미용실에 근무하고 있다."라고 말하였고, 자신의 휴대폰으로 수 차 전화를 걸어 온 공소외 2의 남자친구인 공소외 4와 통화를 하기까지 하였는데, 그 때 피고인이 통화를 제지하지도 아니하였고, 자신이 피해를 당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데려다 달라고 하거나, 피고인이 자신의 팔을 잡아 만류한 적은 없고 다만, 친구들이 애처로워 피고인에게 "우리 친구들을 좀 보내주면 안 되느냐"고 부탁하자, 피고인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는 것인바(수사기록 158∼160쪽), 이와 같은 전후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2 및 원심공동피고인 1로부터 피해자 일행을 강간하자는 제의를 받고 가부 간에 아무런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한 채 가만히 있었다는 점만으로는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2 및 원심공동피고인 1과 강간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이와는 달리 피고인과 사이에 강간범행을 공모하였다는 취지의 원심공동피고인 2 및 원심공동피고인 1의 수사기관에서의 일부 진술은 위와 같은 피고인의 태도가 강간범행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로 비추어진 데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고, 처음에는 강간할 마음이 있었다는 피고인의 경찰에서의 일부 진술은, 심야에 젊은 남녀가 각기 3명씩 함께 어울려 드라이브를 하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다른 일행들과 마찬가지로 욕정을 느꼈을 수도 있고, 다른 일행들의 강간 제의에 피고인으로서도 내심 자신의 욕정을 강간을 통하여서라도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수도 있는데, 피고인이 경찰의 집요한 추궁에 이러한 심리상태에 대하여 진술한 것으로 보이고, 어쩔 수 없이 함께 강간하기로 모의하기는 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일부 진술은, 피고인이 사건 발생 당시 가석방 중이었던 관계로 가중 처벌될 것이 두렵기도 하는 등 내키지는 않았으나, 분위기 때문에 가부 간에 의사표시도 하지 못한 채 소극적으로 따라간 행동(당시는 야간이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으로서는 원심공동피고인 1이 운전하는 승용차에 동승하여 시외 한적한 곳으로 나와 있던 관계로 일행들을 따라다니는 외에는 달리 행동을 취할 수도 없었다.)에 대하여 위와 같이 진술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특히 앞서 본 모의의 경위라든가 그 후의 진행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정도의 심리상태나 행동만으로는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2 및 원심공동피고인 1과 함께 피해자 일행을 강간하기로 모의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2 및 원심공동피고인 1이 피해자들을 강간하려는 것을 보고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였다고 하여 이들의 범행에 공동으로 가공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2 및 원심공동피고인 1과 함께 피해자 일행을 강간하기로 공모한 것으로 보아 공소사실에 대하여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공동정범의 주관적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2002도7477 판결).
2000도576 판결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의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한바,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2461 판결, 1998. 6. 26. 선고 97도329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을 원심 판시 밀수입범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하기 위하여서는 피고인들이 공소외 1 등이나 공소외 3 등의 밀수입범행을 미리 알고 이를 용인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피고인들의 의사가 밀수입 범행을 위하여 그들과 일체가 되어 그들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밀수입 의사를 실행에 옮기려는 것이라고 평가될 수 있는 정도에까지는 이르러야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피고인들이 밀수입범행을 위하여 공소외 1 등이나 공소외 3 등과 일체가 되어 그들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밀수입 의사를 실행에 옮기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한 자료를 찾아보기 어렵고, 오히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수입물품판매상을 영위하는 부부로서 페가서스프라이드호의 선원인 공소외 1로부터 일본에서 캠코드 등 물건을 가져오겠으니 팔아달라는 제의를 받고 "그렇지 않아도 서울에서 캠코더 주문이 오는데 없어서 못파니 가져오면 팔아주겠다."고 승낙한 다음, 공소외 1 등 선원들이 일본에서 캠코더 등을 밀수입해와 공소외 2를 통하여 이를 부두 밖으로 반출하면 약속장소에서 그들을 만나 이를 인도받은 다음 당시의 시가에 따라 미리 결정한 가격으로 대금을 지불한 후 이윤을 남기고 이를 다른 곳에 처분해 왔으며, 그러던 중 트레일러 운전기사인 공소외 2가 양주도 구입해보라고 권유하여 공소외 3 등 메리스타호 선원들이 밀수입한 양주도 구입하기 시작하였는데, 양주는 캠코더 등과는 달리 선원들과 직접 접촉하지 않고 공소외 2와 가격 흥정을 하여 공소외 2에게 대금을 지급하고 이를 인도받아 처분해 왔음을 알 수 있을 따름이다. 이와 같이 이 사건 밀수입 범행과 관련하여 피고인들이 한 행위가 공소외 1로부터 캠코더 등을 밀수입해 오면 팔아주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팔아주겠다고 승낙하거나 공소외 2로부터 양주도 구입해보라는 권유를 받고 이를 승낙한 다음 선원들이 물품을 밀수입해 오면 대금을 지불하고 이를 인도받아 타에 처분해온 것에 불과하다면, 그것을 가지고 피고인들이 이 사건 밀수입 범행의 실행행위를 분담하였다거나 피고인들에게 공동정범의 성립을 인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들이 밀수입해 오면 팔아주겠다고 한 것은 물품을 밀수입해 오면 이를 취득하거나 그 매각알선을 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볼 수 있을 뿐 밀수입 범행을 공동으로 하겠다는 공모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들이 공소외 1 등이나 공소외 3 등과 공모하여 이 사건 밀수입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을 그 판시 밀수입 범죄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하여 처벌한 것은 공동정범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실행행위 개시에 따른 공동정범의 종류
- 공동실행의 의사가 실행행위 개시 이전에 성립한 경우(예모적 공동정범),
- 공동실행의 의사가 실행행위시에 성립한 경우(우연적 공동정범),
- 공동정범 중 일부의 자가 실행에 착수한 이후 실행행위가 종료되기 전에 다른 자와 공동실행의 의사가 성립한 경우(승계적 공동정범)으로 나뉜다.
82도1373 판결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공범자간에 사전에 모의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서로 협력하여 공동의 범의를 실현하려는 의사가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범행에 공동가공하더라도 공동정범은 성립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인용한 제 1심 판결이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원심공동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려고, 동녀를 정읍군 (지명 생략) 소재 ○○천 제방으로 유인하여 가는 것을 알고서 그 뒤를 따라가다가, 제방뚝에서 원심공동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려고 폭행하기 시작할 무렵, 원심공동피고인의 주위에 나타나서, 원심공동피고인의 폭행으로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강간하기 위하여 하의를 벗고 대기하고 있었고, 원심공동피고인이 강간을 끝내자 마자 그의 신호에 따라 차례로 윤간한 사실이 인정되는 바, 이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원심공동피고인의 뒤를 따라갈 때까지는 강간의 모의가 있었다고는 할 수 없으나, 원심공동피고인의 강간의 실행에 착수할 무렵에는 원심공동피고인과 피고인들 사이에 암묵적으로 범행을 공동할 의사연락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 및 원심공동피고인을 공동정범으로 의률한 원심의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또 원심이 위와 같이 피고인들이 암묵적으로 한 공모의 일시, 장소 및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판시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유죄판결에 범죄사실을 명시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그리고 공동정범이 성립되면 공범자는 다른 공범자가 실행한 행위에 대하여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할 것인바, 위의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는 원심공동피고인이 강간하기 위하여 폭행을 하는 와중에 전치 약 5일을 요하는 목부분 찰과상을 입게 된 사실이 적법하게 인정되고, 그 정도의 상해가 형법상 상해의 개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을 강간치상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단한 원심의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증거없이 치상의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나, 공동정범의 죄책 및 형법상 상해의 개념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며, 또 원심이 본건 상해가 원심공동피고인의 어떠한 폭행행위에 의하여 발생한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판시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위 상해가 강간의 기회에 그로 인하여 발생한 것임을 명시한 이상, 유죄판결에 범죄사실을 명시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할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84도2118 판결
공동실행의 의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가담자 상호간에 의사의 연락이 있어야 하며, 여기서 의사연락은 명시적, 묵시적(암묵적)을 불문한다. 공동정범 전원이 일정한 장소에 모여 직접 모의할 것을 요하지 않으며, 순차적, 간접적 모의도 가능하다. 공동실행의 의사가 어느 일방에게만 있는 편면적 공동정범의 경우에는 의사의 상호이해가 없으므로 공동정범이 될 수 없고 동시범 또는 종범의 성립이 문제될 뿐이다
◆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위 피고인들이 ○○대학교 교무처장 등에게 자녀들의 부정입학을 청탁하면서 그 대가로 위 대학교측에 기부금명목의 금품을 제공하고 이에 따라 위 교무처장 등이 그들의 실제 입학시험성적을 임의로 고쳐 그 석차가 모집정원의 범위 내에 들도록 사정부를 허위로 작성한 다음 이를 그 정을 모르는 위 대학교 입학사정위원들에게 제출하여 그들로 하여금 그 사정부에 따라 입학사정을 하게 함으로써 위 자녀들을 합격자로 사정처리하게 한 것이라면, 이는 위계로써 위 입학사정위원들의 사정업무를 방해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당원 1993.5.11. 선고 92도255 판결 참조),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또한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어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공범자 상호간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범죄의 공동실행에 관한 암묵적인 의사의 연락이 있으면 족한 것으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의사의 연락이 있으면 공동정범이 성립될 수 있다 할 것인바( 당원 1993.7.13. 선고 92도2832 판결 참조), 원심이 이러한 취지에서 위 피고인들과 그들로부터 부정입학을 알선의뢰받은 교수나 실제로 부정입학을 주도한 위 교무처장등과의 사이에 서로 암묵적인 의사의 연락에 의한 순차공모관계가 있다고 보아 위 피고인들에게 업무방해죄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인정한 조치도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증거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하거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음을 찾아 볼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93도2305 판결).
대법원 1997. 9. 12. 선고 97도1706 판결 참조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어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사람이라도 다른 공범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진다. 따라서 사기의 공모공동정범이 그 기망방법을 구체적으로 몰랐다고 하더라도 공모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2가 공무원인 피고인 1이 허위의 공문서를 작성하여 이를 행사하는 방법으로 SH공사를 기망하여 분양신청 자격이 없는 공소외 1로 하여금 아파트를 취득하도록 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피고인 1과 이 부분 사기 범행을 공모하였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2의 이 부분 공소범죄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이를 수긍할 수 없다. 기록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 피고인 2는 도시계획사업과 관련된 분양신청권을 매매하는 속칭 ‘딱지’ 매매를 다년간 하여 왔다.
- 피고인 2는 검찰 조사에서, 2004. 11.경 서울시보에서 차년도 도시계획사업과 관련하여 이 사건 후암동 도로확장공사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고 공무원인 피고인 1을 찾아가서 위 사업이 언제 이루어지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 피고인 2는 위 공사와 관련된 사업시행인가고시일 이후에 공소외 1과 위 공사구역 내에 있는 무허가건물에 관한 분양신청권인 ‘딱지’를 매매하였는데, 사업시행인가고시일 이후에 무허가건물을 매수한 사람은 분양신청권을 적법하게 취득할 수 없다.
- 공소외 1의 어머니인 공소외 2는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 2가 위 딱지의 대상이 되는 무허가건물은 공람공고가 있어 팔 수가 없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
- 피고인 2는 무허가건물의 실제 소유자인 공소외 3에게 지급될 철거보상금 11,529,000원을 용산구청으로부터 공소외 1의 통장으로 송금받아 이 돈을 피고인 1에게 송금하였다.
- 피고인 2는 공소외 1과 이 사건 딱지를 매매할 당시 다년간 딱지매매 영업을 하여 사업시행인가고시일 이후 무허가건물을 매수하면 분양신청권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인 2는 이 사건 후암동 도로확장공사와 관련된 사업시행인가고시일이 언제인지 알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인 2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위 공사 계획에 관하여 피고인 1에게 미리 문의한 사실이 있고, 공소외 2가 피고인 2가 당시 공람공고 때문에 해당 무허가건물을 팔 수 없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2는 위 공사에 관한 사업시행인가고시일 이후에 이 사건 딱지매매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한 점,
피고인 2는 철거보상금을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공소외 1의 통장으로 송금받아 다시 피고인 1에게 송금하였는데 이는 정상적인 보상금 전달 과정이 아닌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2는 피고인 1이 SH공사를 기망하기 위하여 사업시행인가고시일 이전에 공소외 1이 무허가건물을 매수하였다는 허위 내용의 공문서를 작성한 사실까지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1이 분양신청 자격이 없는 공소외 1로 하여금 분양신청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적법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인 2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피고인 1과 이 부분 사기 범행을 공모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2013도5080 판결).
96도1959 판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가 사전에 피고인 1과 위 공소외 10으로부터 광고료를 갈취하기로 모의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는 없으나, 피고인 1은 피해자 공소외 10과 ○○일보일간신문에 사과광고를 내기로 합의한 다음 ○○일보일간신문의 광고국장인 피고인 2에게 전화로 위 공소외 10이 광고신청을 하러 갈 것임을 알렸고(검사 작성의 피고인 1에 대한 위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수사기록 7책 3권 436쪽), ○○일보일간신문의 광고업무는 광고국장인 피고인 2의 전결사항이므로 위 피고인은 ○○일보일간신문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에게는 매월 말에 광고업무 일체를 일괄보고할 뿐 개개의 광고신청 및 광고게재사실에 대하여 보고하거나 결재받지는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 공소외 10의 위 사과광고 신청사실 및 광고내용을 동인과의 광고계약 체결 직후 피고인 1에게 구두로 보고하였으며(검사 작성의 피고인 2에 대한 1993. 4. 8.자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수사기록 7책 3권 310쪽, 311쪽, 317쪽, 318쪽, 검사 작성의 위 피고인에 대한 1993. 4. 9.자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수사기록 7책 3권 870쪽, 874쪽, 876쪽), 피고인 2는 1992. 11. 13.자 ○○일보일간신문에 게재된 오현교의 부실공사 관련 기사, 같은 달 14.자 □□신문에 게재된 위 기사에 대한 위 공소외 9 주식회사의 해명광고, 같은 달 16.자 ○○일보일간신문에 다시 게재된 위 오현교 부실공사 관련 기사 등을 모두 읽어 보았음을 알 수 있는바(검사 작성의 위 피고인에 대한 위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수사기록 7책 3권 311쪽 내지 313쪽, 위 피고인에 대한 위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수사기록 7책 3권 870쪽, 871쪽), 위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이 위 공소외 10과 ○○일보일간신문에 사과광고를 내기로 합의한 같은 달 16. 17:00경부터 위 공소외 10이 피고인 2와 위 광고계약을 체결한 같은 달 17. 09:00경 사이에 피고인들 사이에 위 공소외 10이 ○○일보일간신문에 사과광고 신청을 하지 않으면 ○○일보일간신문에 계속 위 오현교 부실공사 관련 기사 등 위 공소외 9 주식회사의 신용을 해치는 기사들이 게재될 것으로 여겨 이미 외포상태에 빠져있는 위 공소외 10으로 하여금 적정한 광고료 이상의 광고료를 지급하고라도 위 광고를 신청하도록 하여 그 광고료를 갈취하려는 암묵적인 의사연락이 있었다고 봄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어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공범자 상호간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범죄의 공동실행에 관한 암묵적인 의사연락이 있으면 족한 것으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의사의 결합이 있으면 공동정범이 성립될 수 있는 것이고( 당원 1994. 3. 8. 선고 93도 3154 판결, 1994. 3. 11. 선고 93도2305 판결 등 참조), 공범자가 공갈행위의 실행에 착수한 후 그 범행을 인식하면서 그와 공동의 범의를 가지고 그 후의 공갈행위를 계속하여 재물의 교부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에 이른 때에는 공갈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 할 것인바( 당원 1985. 8. 20. 선고 84도1373 판결, 1995. 9. 5. 선고 95도57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이 피고인 1이 피해자 공소외 10을 외포시켜 동인으로부터 ○○일보일간신문에 사과광고 신청을 할 것을 승낙받은 후 피고인 2와 암묵적인 의사연락이 이루어져 피고인 2가 위 공소외 10의 외포상태를 이용하는 한편 다시 동인에게 ○○일보일간신문 기자들의 강경 분위기를 전달하여 동인을 외포시킴으로써 동인으로 하여금 적정한 광고료 이상의 금 4,400,000원의 광고료를 지급하고 위 사과광고를 게재하도록 한 이상 피고인들은 위 광고료 금 4,400,000원을 갈취한 데 대한 공동정범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공모관계가 인정되는 경우
대법원 92도3103, 82감도666 판결
특수강도의 범행을 모의한 이상 범행의 실행에 가담하지 아니하고, 공모자들이 강취해 온 장물의 처분을 알선만하였다 하더라도, 특수강도의 공동정범이 된다 할 것이므로 장물알선죄로 의율할 것이 아니다.
대법원 94도1484 판결
살피건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 증거들에 의하여 같은 피고인이 피고인 1을 도와 이 사건 안수기도에 참여한 사실과 위 안수기도시 상피고인을 보조하여 피해자가 몸을 움직일 때 피해자의 팔을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간혹 피해자의 가슴을 가볍게 손바닥으로 때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고인 2가 피해자를 가볍게 때린 행위는 피해자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증거가 없고, 나아가 같은 피고인이 상피고인의 안수기도에 참여하게 된 경위와 동기, 통상적인 안수기도의 방법과 상피고인이 안수기도를 하여 온 결과 등에 관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후, 그러한 점에 비추어 피고인 2는 기성교단의 정식목사인 상피고인의 정상적인 안수기도행위를 도와주려는 의사였을 뿐 상피고인의 정상을 벗어난 폭행행위를 도와주려는 의사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 밖에 달리 상피고인과 명시적 의사연락 혹은 암묵리에 서로 의사가 상통하여 피해자를 폭행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상피고인이 1993.6.4.부터 같은 달 7.까지 매일 한차례 피해자에 대하여 안수기도를 하던 중 같은 달 6.22:00경부터 다음날 03:00경까지 약 5시간 동안 및 같은 달 7.22:00경부터 다음날 00:10경까지 약 2시간 동안 각 판시와 같이 주먹과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가슴과 배를 반복하여 누르거나 때려 폭행하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하였고 피고인 2는 시초부터 상피고인의 안수기도에 참여하여 상피고인이 위와 같이 2회에 걸쳐 안수기도의 방법으로 폭행을 함에 있어서도 시종일관 상피고인의 폭행행위를 보조하였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스스로 피해자를 폭행하기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사망의 원인이 된 상피고인의 폭행행위를 인식하고서도 이를 안수기도의 한 방법으로 알고 묵인함으로써 위 폭행행위에 관한여 묵시적으로 의사가 상통하였다고 밖에 볼 수 없고, 나아가 그 행위에 공동가공함으로써 상피고인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 당원 1985.12.10. 선고 85도1892 판결 참조). 따라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것은 공동정범의 성립요건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인바,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는 이유 있다.
대법원 97도1706 판결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어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범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3. 7. 27. 선고 93도1435 판결, 1994. 9. 9. 선고 94도1831 판결, 1995. 9. 5. 선고 95도126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명시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피고인 1, 2, 3는 위 피고인들과 친척관계에 있는 공소외 1(피고인 2의 처), 2(피고인 3의 자), 3 주식회사(대표이사 공소외 4은 피고인 1의 부이고, 피고인 3의 형임), 5(피고인 3의 생질), 6( 피고인 1의 처), 7( 피고인 1의 형), 8( 피고인 1의 동서)과 피고인 2 등의 명의로 거래은행과 당좌계정을 개설한 후 다량의 어음용지를 교부받아 위 공소외인들 명의로 지급기일에 결제될 가능성이 없는 이른바 이 사건 딱지어음들을 발행하고, 위 피고인들은 물론 이들로부터 그 판시 기재 어음들을 순차 매수한 피고인 4, 제1심 공동피고인 1, 제1심 공동피고인 2, 제1심 공동피고인 3, 공소외 9, 10, 11, 12, 13, 14 등은 모두 위 어음들이 딱지어음으로서 각기 자신이 매도한 어음들이 전전유통되어 각 그 최종사용자가 위 어음들이 딱지어음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마치 정상적으로 결제될 것이 예정된 어음인 것처럼 이 사건 각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그들에게 어음할인을 의뢰하거나 물품대금으로 교부하고 그에 상응한 어음할인금을 지급받거나 물품 등을 공급받음으로써 이를 편취하리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견하고도 그와 같은 위법한 결과의 발생을 용인하면서 위 어음들을 발행하거나 매수하여 타에 순차 판매한 사실, 위 피고인들은 이 사건 딱지어음들의 지급기일을, 예정된 부도기일 이후로 기재하고 어음매수자에게 이를 알려 주어 기일을 엄수하도록 하였고, 사기 범행에 사용된 이 사건 딱지어음들의 중간 소지인, 최종사용자 등은 각 그 전자로부터 예정 부도기일을 전해 듣고는 이에 맞추어 이를 다시 매매하거나 거래 은행 등에 제시하여 행사한 사실 및 이 사건 사기범행의 피해자들이 이 사건 딱지어음들이 지급기일에 결제되지 아니할 것이 예정된 이른바 딱지어음인 사실을 알았더라면 이 사건 딱지어음들을 할인하여 주거나 이를 교부받고 물품 등을 공급하지 아니하였으리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결국 피고인 1, 2, 3가 부도가 예정된 이 사건 딱지어음들을 매도하고, 피고인 4(위 제1심 공동피고인 3는 피고인 4의 지시를 받아 거래은행에 어음할인을 하였다)를 비롯한 그 최종사용자들이 사기범행을 실현하려는 점에 관하여 적어도 중간 소지인들을 통하여(중간 소지인들이 없는 경우에는 직접) 순차적, 암묵적으로 의사가 상통하여 공모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 1, 2, 3가 각 사기의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딱지어음들을 발행하여 매매한 이상 사기범행에 관하여도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할 것이고,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딱지어음들의 전전유통경로나 중간 소지인들 및 그 기망방법을 구체적으로 몰랐다고 하더라도 공모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11도9721 판결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어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7. 9. 12. 선고 97도170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지만, 피고인이 범죄의 주관적 요소인 공모의 점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이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으며,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6103 판결,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670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은 공소외 1 등과 함께 실제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 회사들을 인수하여 위 회사들 명의로 은행에 당좌계좌를 개설하고 어음 용지를 확보한 다음 지급기일에 부도가 예정되어 있어 결제될 가능성이 없는 이른바 딱지어음을 대량 발행한 후 일정한 가격으로 이를 시중에 유통시켜 그 판매수익을 올리기로 공모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금융권 인사들과의 인맥 등을 이용하여 당좌계좌를 개설하고 다량의 어음 용지를 확보하여 주는 등의 역할을 실행하였고, 공소외 1 등은 이를 이용하여 위 회사들 명의로 딱지어음 약 357장을 발행한 사실, 위 딱지어음들은 공소외 1 등에 의하여 직접 또는 성명불상의 판매상 등을 통하여 일정한 가격으로 시중에 유통되어 그 수요자들에게 판매되었고, 공소외 5, 공소외 6, 공소외 7, 공소외 8, 공소외 9, 공소외 10, 공소외 11, 공소외 12, 공소외 13, 공소외 14, 공소외 15, 공소외 16, 공소외 17, 공소외 18 등(이하 ‘ 공소외 5 등’이라고 한다)이 그 중 일부를 취득한 사실, 공소외 5 등은 자신들이 취득한 어음이 정상거래로 인하여 발행된 어음이 아니라 부도를 예정한 딱지어음임에도 이를 숨긴 채 판시 각 피해자들에게 어음할인을 의뢰하며 또는 채무이행을 유예하는 대가로 교부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판시와 같이 어음할인금을 편취하거나 채무이행의 유예를 받아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 이 사건 딱지어음들의 발행 후 피해자들에 이르기까지의 유통경로 중 위 어음할인금 편취 또는 재산상 이익 취득과 관련된 주요 부분, 즉 공소외 5 등이 딱지어음임을 알면서도 이를 취득하여 마치 정상적으로 발행된 어음인 것처럼 피해자들에게 교부하게 된 경위나 과정이 밝혀져 있고, 이와 관련하여 해당 딱지어음 사본들이 증거로 제출된 사실, 한편 이 사건 딱지어음들의 유통과정에서 최후소지인들인 판시 피해자들 외에 해당 어음이 딱지어음이라는 점을 알지 못하고 그 취득 대가로 재물 등을 교부하여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달리 나타나지 아니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과 공소외 1 등은 그 취득자들이 사기 범행을 실현하리라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며 부도가 예정된 딱지어음을 조직적으로 대량 발행하고 시중에 유통시킴으로써 공소외 5 등 딱지어음 취득자들과 사이에 그들의 사기 범행에 관하여 직접 또는 중간 판매상 등을 통하여 적어도 순차적·암묵적으로 의사가 상통하여 공모관계가 성립되었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각 사기 범행의 공모 또는 가담 사실을 부인하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위 각 사기 범행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사기죄의 공동정범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공모관계가 부정되는 경우
대법원 2005도4589 판결
어음, 수표의 발행인이 그 지급기일에 결제되지 않으리라는 정을 예견하면서도 이를 발행하고 거래상대방을 속여 그 할인을 받거나 물품을 매수하였다면 위 발행인의 사기행위는 이로써 완성되는 것이고, 위 거래상대방이 그 어음, 수표를 타에 양도함으로써 전전 유통되고 최후소지인이 지급기일에 지급제시하였으나 부도되었다고 하더라도 발행인이 최후소지인의 전자들과 사이에 공범관계에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최후소지인에 대한 관계에서 발행인의 행위를 사기죄로 의율할 수 없다( 대법원 1998. 2. 10. 선고 97도3040 판결, 2005. 4. 15. 선고 2005도65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부도를 예상하면서 주식회사 한독산업사 명의로 이른바 딱지어음을 대량으로 발행한 사실, 제1심 공동피고인 1이 성명불상자로부터 교부받은 주식회사 한독산업사 발행의 액면 5,000만 원인 약속어음을 공소외 1을 통하여 피해자 공소외 2로부터 할인하여 그 할인금 상당을 편취한 사실, 제1심 공동피고인 2가 신문광고를 보고 성명불상자로부터 100만 원에 구입한 주식회사 한독산업사 발행의 액면 2,560만 원인 약속어음을 피해자 대구은행 칠곡지점으로부터 할인하여 그 할인금 상당을 편취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직접적인 거래 상대방이 아니라 위 약속어음이 전전 유통되고 난 이후 이를 취득한 최종소지인들에 불과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제1심 공동피고인 1, 제1심 공동피고인 2 등 위 약속어음의 최종소지인의 전자들과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위 약속어음을 이용하여 금원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 2, 대구은행 칠곡지점에 대한 사기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한 사실오인, 공동정범에 대한 법리오해 또는 판례위반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99도2889 판결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한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8. 6. 26. 선고 97도3297 판결, 1998. 9. 22. 선고 98도183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2가 1997. 8. 초경 여의도 의원회관 사무실로 피고인 1을 찾아가 이미 공소외 3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회사의 고문으로 있던 그에게, 공소외 2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소외 2에게 금 3억 원을 주어 무마하는 수밖에 없다고 보고하자 피고인 1이 아무런 말도 없이 창 밖만 쳐다보았으므로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았고, 그 후 피고인 1에게 돈을 준 것을 보고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인 1이 피고인 2와 공모하여 판시 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기록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니, 원심의 그 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공범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대법원 97도1940 판결
-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한데, 공동가공의 의사는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 대법원 1993. 3. 9. 선고 92도3204 판결, 1996. 1. 26. 선고 95도2461 판결, 1997. 1. 24. 선고 96도2427 판결 등 참조).
-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공소장 제1., 제3. 기재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을 절도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하기 위하여는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1, 공소외 1, 공소외 2와 공모한 내용이 그들과 공동의사로 절도 범행을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그들의 행위를 이용하여 피고인의 절취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할 것 이다.
-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보면 피고인과 원심공동피고인 1, 공소외 1, 공소외 2 등이 공모한 경위와 내용, 원심공동피고인 1 등이 범행을 실행한 후의 정황 등은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장물취득 등의 전과가 있는 사람으로서 중고오토바이 매매업을 경영하고 있었다. 한편 원심공동피고인 1은 서울에 있다가 공소외 1로부터 "부산에 돈벌이가 있다."고 하는 말을 듣고 1996. 5. 초순경에 부산으로 내려왔다. 원심공동피고인 1이 부산에 내려와 공소외 1과 함께 여러 차례에 걸쳐 오토바이 절도 범행을 벌이고, 절취한 오토바이를 피고인과 원심공동피고인 3 등에게 넘기고 대가를 취득하여 온 점에 비추어 보면 "부산에 돈벌이가 있다."는 말은 "절취하는 오토바이의 판로가 확보되어 있으니 부산에 내려와 함께 오토바이 절도를 하여 돈을 벌자."는 뜻이었다고 볼 수 있다.
- 당시 원심공동피고인 1과 공소외 1은 피고인을 장물아비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원심공동피고인 1에 대한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 참조. 수사기록 52쪽). 피고인은 원심공동피고인 1 등이 오토바이를 절취하여 오면 대당 금 150,000원 정도의 돈을 주고 이를 사들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심공동피고인 1은 1996. 8.말에는 개금동 철길 건널목에서 오토바이 1대를 절취하여 피고인에게 가져다 주었는데 그 다음날 피고인이 돈을 주지 않자 2일 뒤에 그 오토바이를 평소 알고 있었던 공소외 3에게 처분한 일이 있고( 원심공동피고인 1에 대한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 참조. 수사기록 127쪽), 공소외 1은 자기들이 절취하여 피고인에게 대당 금 150,000원을 받고 넘기는 오토바이를 원심공동피고인 3이 피고인에게 대당 금 250,000원 내지 금 300,000원씩 주고 구입한다는 것을 알고는 절취한 오토바이를 피고인에게 넘기지 않고, 원심공동피고인 3에게 넘기기도 하였다( 원심공동피고인 3에 대한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 참조. 수사기록 147쪽).
- 기록상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1, 공소외 1, 공소외 2 등에게 "오토바이를 훔쳐 와라"고 할 때에 절취할 오토바이나 절취 행위를 할 시간, 장소 등을 특정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 그러므로 그 의미는 "어디에 있는 누구의 오토바이라도 상관없으니 훔쳐와라"라고 하는 뜻이었다고 볼 수 있다.
- 한편 기록에 의하면 원심공동피고인 1 등이 오토바이를 절취할 때에 사용한 승합차를 피고인이 내어 준 일이 있고, 원심공동피고인 1 등이 절취한 오토바이를 쉽게 가져다 놓을 수 있도록 피고인이 자기 점포의 열쇠를 원심공동피고인 1에게 주었다고 하는 등의 사정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에 비추어 보면, 원심공동피고인 1 등이 절취하여 온 오토바이를 피고인이 인도받으면서 원심공동피고인 1 등에게 돈을 주는 관계는 피고인이 그들과 한패가 되어 공동으로 물건을 절취한 후 두목으로서 다른 가담자들에게 범죄로 취득한 이익을 나누어 주는 관계이거나, 자기의 일을 시켜놓고 일을 마친 데에 대하여 수고비를 지급하는 관계 또는 함께 오토바이를 절취한 후 피고인은 오토바이의 처분행위를 담당하는 관계라기보다는 오히려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1 등으로부터 장물을 매수하면서 그 대금을 지급하는 관계라고 생각된다.
- 결국 공소장 제1., 제3. 기재 공소사실에 있어서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1, 공소외 1, 공소외 2 등과 공모하였다는 내용은 "우리가 함께 오토바이를 훔치자. 다만 현장에서 훔치는 일은 너희들이 맡아서 해라. 그러면 장물은 내가 맡아서 처분하겠다."는 것이었다기 보다는 "너희들이 오토바이를 훔쳐라. 그러면 장물은 내가 사 주겠다."는 것이었다고 보인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인에게 공동정범의 성립을 인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제1심 판시의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1, 공소외 1, 공소외 2 등과 " 원심공동피고인 1이 오토바이를 절취하여 오면 피고인이 이를 처분하기로 공모하였다."고 하는 위 공소사실을 그대로 인정하여 제1심 판시 제1., 제3. 기재 범죄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이 공동정범이라고 단정하고 만 것은 공동정범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한 위법을 범하였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국선변호인의 논지는 이유가 있다. 제1심 판시 제1., 제3. 기재 각 범죄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을 절도죄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 그 각 범죄사실과 제1심 판시 제2. 범죄사실을 모두 묶어 포괄적으로 상습절도라고 인정한 원심판결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전체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